서울은 좀 어때
오늘, 너의 도시는 좀 어때? “서울이나 거기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으면 좋겠다”
누군가 그에게 물었다. “한강은 무슨 색이야?” 그는 답했다. 까만색이라고. 지금은 틀리다는 걸 알지만, 어두운 밤을 담은 한강 물빛이 딱 그렇게 보였다고. 라디오 작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올라온 그에게 서울의 첫 인상이 딱 그랬다. 첫차와 막차의 경계에서 그 누구 하나 자신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도시, 서울은 그에게 쉬이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복잡하게 뒤얽힌 지하철 사이를 누비며, 옥탑방과 반지하, 오래된 빌라에 전전하며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꿈을 위해 찾은 서울이라는 공간은 그에게 애증의 도시가 되었다.
매일 라디오로 보내온 수많은 이들의 사연을 읽으며, 그는 알게 됐다. 자신만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제법 익숙해진 서울 속에서 이제는 라디오 작가, 작사가로 불리는 그는 고백한다. 나의 도시, 서울이 점점 멋져지고 있다고. 살만해지고 있다고. 애증의 도시, ‘서울’이 조금은 더 좋아질 까 하는 바람으로 쓴 책 ‘서울은 좀 어때’가 누군가의 꿈을 응원하게 되기를, 자그마한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