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신권. 22
시니어 신무협 장편소설『일보신권』제22권. 언뜻 성장형 무협의 한 유형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으로 보는 강호무림’이라는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한 코드를 담고 있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무림은 이해하기 힘든 일투성이다. 그의 무재(武才)를 아끼는 소림의 선승이 무공의 필요성을 강변하면 주인공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다툼이 있으면 양보하면 그만이고, 호랑이가 나타나는 산에는 가지 않으면 그만이며, 도적 떼가 나타나면 호위무사를 고용하면 그만이라고. 도대체 왜 힘들게 무공 따위를 익히느냐고,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기까지 한다. 이처럼 무림에서는, 아니 무협에서는 너무도 당연시되는 것에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아이의 순수함이 비록 이야기 속 어른들의 뒷목을 아프게 하겠지만, 독자들에겐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