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 김태형의 세 번째 산문집 『하루 맑음』은 일상의 사소한 사건들에서 만나는 예기치 않은 이야기와 시인이 음식을 만들며 마주한 생각을 한 올 한 올 풀어낸 책이다. 고비사막과 인도를 여행한 후 두 권의 여행기를 펴냈던 시인이 이번에는 음식을 소재로 한 기억들을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맑은 시선이 일상의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한다. 시인이 말한 것처럼 음식은 선한 자가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꼭 행복한 일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선한 자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라고 시인은 믿고 있다.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나누고 기뻐하고 상처를 다독이며 살아가는 것, 음식을 먹는 일과 만드는 일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목차
서문_ 다 끓어올라 가만히 내려앉을 때까지
[귀하고 좋으니까 세상에 가득하지]
낮에는 오디를 줍고 밤에는 별을 올려다보고
흔한 게 아니라 귀한 것이다
가볍게, 뚝
미자 누나
똥만이를 아시나요
삼겹살이란 무엇인가
노점
바보야, 넌 참 행복한 거야
슬픈 식당
목마른 손님에게는 물 한 잔이라도
쿠키를 구웠어
오징어회는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
노을이 있는 나의 아름다운 부엌
[다른 그 무엇이 아닌 내 삶을]
파스타를 삶는 시간
그리운 짜이
낯설고 긴 여행의 조건
밤하늘을 다 마셔버린 듯한 와인
죽음과 소녀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가 있다면
가을에는 수제 맥주를
인생은 캠핑이 아니겠지
중국집이 주문을 받지 않으면 내가 바쁘다
짬뽕, 불맛이 아닌 한나절 묵은 맛
망고 느낌
나와 함께 저녁 식사를
[이 세상에서 아직은 더 상처받고 꿈을 꾸고]
여신을 따라서
광장시장 마약김밥
짬비라는 이름의 강아지
멍게젓 예찬
그래도 나의 요리
향기가 스스로 가득하니 그 열매를 따서
어느 날 먼 창밖을 내다보고 싶을 때, 쑥국
너른 들판에서 블루베리를
삭힌 홍어와 나의 음식들
자전거와 계란빵
찔레꽃 그늘에 뱀이 많다
인간의 음식